소시장에서 / 박이도
가난을 풀어가는 길은
너를 소시장에 내놓는 일이다
한숨으로 몇 밤을 지새고
작은 아들쯤 되는 너를 앞세우고
마을을 나선다
너는 큰자식의 학비로 팔려간다
왁자지껄 막걸리사발이 뒹군다
소시장 말뚝만 서 있던 빈 터
찬 달빛이 무섭도록 시리다
헛기침 같은 울음으로
새 주인에 끌려가던 너의 모습
밤사이 이슬만 내렸다
우리집 헛간은 적막에 싸이고
아들에게 쓰는 편지글에
손이 떨린다
소시장에서 울어버린 뜨거움
아들아 , 너는 귀담아 들어라
오늘 우리 집안의 아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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