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 문정희
시인은 아름다운가
시간 위에 장미를 피우려고
피를 돌리는 존재
그는 생명인가, 언어인가
그의 슬픈 감옥에는
홀로 앉아 글을 쓰는 손만 보일 뿐
그는 소경인지도 모른다
시 속에서만 부엉이처럼 눈을 뜨고 사니
현실은 늘 저주
사랑은 언제나 이별
그의 독방에는
그가 풀어놓은 말들이 저희끼리
서로 연애를 하여
결국 까만 알을 낳는다
시는 언어의 딸이 아니라
침묵의 딸인지 모른다
그는 사랑을 말한 적도 없다
시 쓰다 보면 거기 사랑이 있을 뿐
한 떨기 장미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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