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달샘전희자 2010. 10. 24. 08:03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길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시간의 재가 되기 위해서 타오르기 때문이다

아침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의 모습이 더 정겹고  

강물 위에 저무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도

이제 하루 해가 끝났기 때문이다

 

사람도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다

마지막 옷깃을 여미며

남은 자를 위해서 슬퍼하거나

이별하는 나를 위해 울지마라

 

세상에 뿌리 하나 내려두고 사는 일이라면

먼 이별 앞에 두고

타오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

 

이 추운 겨울 아침

아궁이를 태우는 겨울 소나무 가지 하나가

꽃보다 아름다운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 아니겠느냐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르답다

어둠도 제 살을 씻고 빛을 여는 아픔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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