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 정끝별
천변 오동가지에
맞댄 두 꽁무니를
포갠 두 날개로 가리고
사랑을 나누는 저녁 매미
단 하루
단 한 사람
단 한 번의 인생을 용서하며
제 노래에 제 귀가 타들어가며
벗은 옷자락을 걸어놓은
팔월도 저문 그믐
멀리 북북서진의 천둥소리
한차례 소나기 지난 후,
노래 부를 시간이 모자라
비를 맞으며 짝을 찾는 매미
이승에서 짧은 삶
- 서울 숲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