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사랑의 시차 / 최영미

달샘전희자 2018. 2. 8. 10:26

 

 

 

 

 

 

사랑의 시차/최영미

 

 

내가 밤일 때 그는 낮이였다.

그가 낮일 때 나는 캄캄한 밤이였다.

 

그것이 우리 죄의 전부였지

 

나의 아침이 너의 밤을 용서 못하고

너의 밤이 나의 오후를 참지 못하고

 

안녕이란 말도 없이 우리는 헤어졌다.

 

피로를 모르는 젊은 태양에 눈멀어

제 몸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맨발로 선창가를 서성이며 백야의 황혼을 잡으려했다

 

내 마음 한켠에 외로이 떠 있던 백조는

여름이 지나도 떠나지 않고

 

기다리지 않아도 꽃이 피고 꽃이 지고

그리고 가을, 그리고 겨울

 

곁에 두고도 가고 오지 못했던

너와 나, 면벽한 두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