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11월 첫날

달샘전희자 2010. 11. 1. 08:15

 

 

 

 

 

 

 

 

 

너를 기댜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 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로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아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이여,

오지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곳에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해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곳에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을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가국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11월의 나무들 / 장석주

 

 

저녁 이내 속에

나무들 서 있다

 

몸통에 감춘

수 천阡의 눈들,

 

산등선 겹겹 파도 가없이

밀려가는 걸

바라보고 서 있다.

 

 

 

 

 

 

 

 

 

 

11월 /정일근

 

 

혼자 내원에 들었다

 

정시 정각에 도착한 열차처럼

나는 가장 좋은 시간에 닿았다

 

 

잘 익은 과일들과 함께 걸어서 당도한 11월

 

 

나무의 1 과 1 사이로 황금빛 수평선 펼치고

그 사이로 겨울 철새는 풍경이 되기 위해

먼, 차가운 먼 북쪽에서 세차게 날개치며 돌아오는 중이다  

 

 

물들기 위해 봄부터 함께 걷기 시작한 나뭇잎

한 장 한장, 햇살 되받아내며 눈부시고

 

 

바람은 차고 밝은 몸으로 찿아와

마지막 꽃씨와 풀씨를 날린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흘러 원융무애의 바다에 당도하듯

내원의 나무가 걸어서 당도한 바다, 저 깊은 바다

 

 

먼저 물든 낙엽부터 먼저, 풍덩풍덩

미련 없이 돌아가는데

 

 

묵언하는 나무가 날기 위해 천천히 등을 굽힌다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 정희성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남아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지금은 어디에 머물렀을까

어느덧 혼자 있을 준비를 하는

시간은 저만치 우두커니 서 있네

그대와 함께 빛났던 순간

가슴에 아련히 되살아나는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나부끼네

 

 

* 아메리카 원주민 아라파호족은 11월을 "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이라 부른다

 

 

 

 

 

 

 

 

 

 

 

11월 / 오세영

 

 

 

지금은 태양이 낮게 뜨는 계절,

돌아보면

다들 떠나갔구나

제 있응 꽃자리

제 있을 잎자리

빈들 지키는 건 갈대뿐이다.

상강(翔降) ,

서릿발 차가운 칼날 앞에서

꽃은 꽃끼리 , 잎은 잎끼리

맨 땅에

스스로 목숨을 던지지만

갈대는 호올로 빈 하늘을 우러러

시대를 통곡한다.

시들어 썩기보다

말라 부서지기를 택하는 그의

인동(忍冬) ,

갈대는

목숨들이 가장 낮은 땅을 찾아

몸을 눕힐 때

오히려 하늘을 향해 선다.

해를 받든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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