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달샘전희자 2010. 10. 3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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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그늘에 마음 베인다 / 이기철

 

 

 

햇빛과 그늘 사이로 오늘 하루도 지나왔다

일찍 저무는 날일수록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손 헤도 별은 내려오지 않고

언덕을 넘어가지 못하는 나무들만 내 곁에 서 있다

 

 

가꾼 삶이 진흙이 되기에는

저녁놀이 너무 아름답다

매만저 고통이 반짝이는 날은

손수건만한  꿈을 헹구어 햇빛에 널고

덕석 편 자리만큼 희망도 펴 놓는다

 

 

바랍 부는 날은 내 하루도 숨가빠

꿈 혼자 나부끼는 이 쓸쓸함

풀뿌리가 다칠까봐 흙도 골라 딛는

이 고요함

 

 

어느 날 내 눈물 따뜻해지는 날 오면

나는 내 일생 써온 말씨로 편지를 쓰고

이름 부르면 어디든 그 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릴 시림

만나러 가리라

 

 

써도써도 미진한 시처럼

가도가도 닿지 못한 햇볕 같은 그리움

풀잎만이 꿈의 빛깔임을 깨닫는 저녁

산그늘에 고요히 마음 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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