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릴 수 없는 것들 / 박정대
나의 쓸쓸함엔 기원이 없다
너의 얼굴을 만지면 손에 하나 가득 가을이 만져지다 부서진다
쉽게 부서지는 사랑을 생이라고 부를 수 없어
나는 사랑보다 먼저 생보다 먼저 쓸쓸해진다
적막한 적막해서
아득한 시간을 밟고 가는 너의 가녀린 그림자를 본다
네 그림자 속에는 어두어져가는 내 저녁의 생각이 담겨 있다
영원하지 않은 것들을 나는 끝내 사랑할 수가 없어
내 생각 속으로 함박눈이 내릴 때
나는 생의 안쪽에서 하염없이 그것을 바라만 볼 뿐
네 생각 속에서 어두어져가는 내 저녁의 생각 속에는 사랑이 없다
그리하여 나의 쓸쓸함엔 아무런 기원이 없다
기원이 없이 쓸쓸하다
기원이 없어 쓸쓸하다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쉰 (0) | 2010.12.05 |
---|---|
빈 자리 (0) | 2010.12.04 |
驛 (0) | 2010.12.02 |
가을에 (0) | 2010.11.30 |
바다는 상처가 많다 (0) | 2010.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