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달샘전희자 2010. 12. 5. 19:33

 

 

 

 

 

 

 

 

 

 

 

 

 

쉰 / 최영철

어두침침해진 쉰을 밝히려고 흰머리가 등불을 내걸었다 걸음이 굼뜬 쉰, 할말이 막혀 쿨럭쿨럭 헛기침을 하는 쉰, 안달이 나서 빨

리 가보려는 쉰을 걸고넘어지려고 여기저기 주름이 매복해 있다 너무 빨리 당도한 쉰, 너무 멀리 가버린 쉰, 돌아오는 길을 찾지 못

할까봐 하나둘 이정표를 심었다 물에 빠져 허우적댈까봐 고랑을 몇 개 더 냈다

 

 

그사이 거울이 게을러졌다 빈둥빈둥 거울이 몰라보게 늙었다 침침하게, 쉰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눈을 찡그리고 있다 저를 쳐다보

지 않는다고 고함을 내지르고 있다 뿌리치고 나오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눈이 자꾸 어두어져 거울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 보다

못한 거울이 흰머리를 하나씩 뽑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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