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행복 / 유치환

달샘전희자 2012. 7. 30. 20:53

 

 

 

 

 

 

 

 

행복 / 유치환

 

 

ㅡ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이다.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러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ㅡ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리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ㅡ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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