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는 / 이향아
마른 풀섶에 귀를 대고
소식을 듣고 싶다.
빈 들판 질러서
마중을 가고 싶다.
해는 쉬엄쉬엄
은빛 비늘을 털고
강물소리는 아직 칼끝처럼 사라진다.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돌고 싶다.
봄이여, 아직 어려 걷지 못하나
백리 밖에 휘장치고
엿보고 있나.
양지바른 미나리꽝
낮은 하늘에 가오리연 띄워서
기다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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