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성북동 비둘기

달샘전희자 2010. 11. 4. 22:00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세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찍한 마당은 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 앉아

아침 구공탄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산 1번지 채석장에 도로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들을 聖者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서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길상사에서 한성대역으로 내려오는데  지붕에 비둘기 3마리를 보며 시귀절이 떠 올랐다

마음이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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