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적멸

달샘전희자 2010. 11. 4. 22:17

 

 

 

 

 

 

 

 

 

 

 

 

적멸 / 김신영

 

 

돌이켜보면,

나를 흔들어 대던 바람은

한밤의 먼지에 불과했습니다

멀리서 손사레를 치며

우리를 맞이하던 몸짓은

태양같은 가렬로 가슴을 후벼 내었지만

그도 불볕에 사라지는 물기에 불과했습니다.

잊고자 누워 있던 바위에서 싹이 틉니다.

삶을 끊고자 버린 불모지에도 번뇌가 싹이 틉니다

내내 한 생각도 하지 않고자

오래 걸어온 길에

진을 친 거미줄이

아침마다 눈앞을 가립니다

떨쳐내고자하여,

한 생각도 일어남이 없이

지극에 이를 수 있다던

경전의 말씀은

모든 것이 헛되다고 노래한

긍휼로 남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청천같은 당신의 말씀은

하늘이 북새가 될 때에야

자취를 드러내었습니다.

덧없이 한사람이 떠나고 나자

바람이 몹시 불었던 게지요

적멸에 들고자 하였던

멀리가지 못한 한 생각도

큰 바위 끝에 불콰한 빛깔로 남았습니다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있는 것은 아름답다  (0) 2010.11.04
  (0) 2010.11.04
성북동 비둘기  (0) 2010.11.04
접목  (0) 2010.11.03
풍경 소리  (0) 2010.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