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지는 꽃을 위하여

달샘전희자 2010. 11. 15. 19:42

 

 

 

 

 

 

 

 

 

 

 

 

지는 꽃을 위하여 / 문정희

 

 

잘 가거라,

이 가을날 우리에게 더이상 잃어버릴 게 무어람

아무 것도 있고 아무 것도 없다

가진 것 다 버리고 집 떠나

고승이 되었다가

고승마저 버린 사람도 있느니

가을꽃 소슬히 땅에 떨어지는

쓸쓸한 사랑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

이른 봄 파릇파릇 새 옷

하루하루 황금옷으로 만들었다가

그조차도 훌훌 벗어버리고

초목들도 해탈을 하는

이 숭고한 가을날

잘 가거라, 나 떠나고

빈들에 선 너는

그대로 한 그루 고승이구나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밭  (0) 2010.11.15
시월 하늘  (0) 2010.11.15
하느님을 엿보다  (0) 2010.11.15
들꽃처럼  (0) 2010.11.15
단풍  (0) 2010.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