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11월

달샘전희자 2010. 11. 22. 09:43

 

 

 

 

 

 

 

 

 

 

 

11월 / 정일근

 

 

 

혼자 내원에 들었다

 

 

정시 정각에 도착한 열차처럼

나는 가장 좋은 시간에 닿았다

 

 

잘 익은 나무들과 함께 걸어서 당도한 11월

 

 

나무의 1과 1 사이로 황금빛 수평선 펼쳐지고

그 사이로 겨울 철새는 풍경이 되기 위해

먼, 차가운 먼 북쪽에서 세차게 날개 치며 돌아오는 중이다

 

 

물들기 위해 봄부터 함께 걷기 시작한 나뭇잎

한 장 한 장, 햇살 되받아내며 눈부시고

 

 

바람은 차고 밝은 몸으로 찾아와

마지막 꽃씨와 풀씨를 날린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흘러

원융무애의 바다에 당도하듯

내원의 나무가 걸어서 당도한 바다, 저 깊은 바다

 

 

먼저 물든 낙엽부터 먼저, 풍덩풍덩

미련 없이 돌아가는데 

 

 

묵언하는 나무가 날기 위해 천천히 등을 굽힌다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먼산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0) 2010.11.24
꽃의 고요  (0) 2010.11.23
짧은, 가을이  (0) 2010.11.22
빈집의 약속  (0) 2010.11.22
순천만 갈대밭에서  (0) 2010.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