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꽃의 고요

달샘전희자 2010. 11. 23. 08:32

 

 

 

 

 

 

 

 

 

 

 

꽃의 고요 / 김인희

 

 

 

자신의 생을 요약한

색과

형태와

향기가

벌레에게 먹히지 않도록

기도해본 적이 없다 꽃은

그 몸에 수없이 상처를 입히는 벌레들에게도

항거해본 적이 없다 꽃은

 

 

자신을 해석해 줄 모든 해석자들이 사라져도

아파해 본 적 없다

웃기만 하는 꽃

이유 없이 밟히면서도

하얗게 웃고만 서 있는 꽃은

자신의 생에 대한 해석을 원해 본 적이 없다

 

 

저 꽃

자신을 피워 준 그 꽃나무를 지키며

그냥 그저 그 광야 지나가는 쓸쓸한 바람의 친구로 서 있다

자신의 품을 떠난 시간이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오는 길목에 하얗게 웃고 서 있다

꽃은 생의 가장 높은 곳에 피는 것

자신을 피운 그 꽃나무 밑에

 

 

색을 묻고

향기를 묻고

형태를 묻고

 

 

그저 고요히 웃고만 서 있다 꽃은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을 노래하다  (0) 2010.11.24
먼산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0) 2010.11.24
11월  (0) 2010.11.22
짧은, 가을이  (0) 2010.11.22
빈집의 약속  (0) 2010.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