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지나가고 떠나가고/이태수

달샘전희자 2016. 10. 29. 13:45

 

 

 

 

 

지나가고 떠나가고 /이태수

 

 

 

지나간다. 바람이 지나가고

자동차들이 지나간다. 사람들이 지나가고

하루가 지나간다. 봄, 여름,

가을도 지나가고

 

 

또 한해가 지나간다.

꿈 많던 시절이 지나가고

안 돌아올 것들이 줄줄이 지나간다.

물같이, 쏜살처럼, 떼 지어 지나간다.

 

 

떠나간다. 나뭇잎들이 나무를 떠나고

물고기들이 물을 떠난다.

사람들이 사람을 떠나고

강물이 강을 떠난다. 미련들이 미련을 떠나고

 

 

구름들이 하늘을 떠난다.

너도 기어이 나를 떠나고

못 돌아올 것들이 영영 떠나간다.

허공 깊숙이, 아득히, 죄다 떠나간다.

 

 

비우고 비우고 내려 놓는다.

나의 이 낮은 감사의 기도는

마침내 환하다.

적막 속에 따뜻한 불꽃으로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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