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풍경 / 김동하
이른 아침이었습니다 희무끄레한
길들이 간단없이 일어서고
눈썹에 묻은 간밤의 곤한 잠의 이슬이
투명하게 반짝이는 맑은 아침이었습니다
길게 늘어선 가로수를 흔들며 깨어난
바람이 나뭇가지에 앉아 먼 하늘을 바라볼 때
엎드린 자운영 들판을 저벅거리며
산 하나가 걸어왔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곤줄박이가 숲을 향하여 포르륵 날아가고
이윽고 여기저기서 동그란 종 소리가
어둠에 젖은 깃털을 털며 서서히
서서히 하늘로 떠올랐습니다
엎드린 자운영 들판에서 누군가
대지의 창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침이 그렇게 밝아오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