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마지막 가을

달샘전희자 2010. 11. 18. 20:06

 

 

 

 

 

 

 

 

 

마지막 가을 / 정진규

 

여름을 여름답게 들끊게 하지 못하고

서둘러 가을이 왔다

모든 귀뚤라미들의 기인 더듬이가

밤새도록 깊은 울음으로도 울음으로도

다 가닿지 못한 어디가 따로 있다는 게냐

사랑으로 멍든 자죽도 없이 맞이하는 가을의 맨살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이른 새벽길 아직도 떠나지 못하고 있는 바닷가

민박집 여자의 아침상도 오늘로 접어야 하리

늘 비가 내렸다 햇살들의 손톱 사이에 긴 푸른 곰팡이들이

아직도 축축하다 부끄럽다 이 손으로 따뜻한 네 손을 잡겠다

할수는 없구나  달이 늦은 시집을 간다는 편지를 객지에서 받는다

노동의 지전을 센다 마지막 그물을 거두었다

이러는 게 아니지 너무 오래 혼자 있는 가을에 익숙해졌다

서둘러 돌아가야 하리 왜 이토록 서성거리는 게냐 슬픔이 떠난 자리는

늘 불안했다  낡은 입성으로 오는 마지막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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