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속 풍경에 빠지다. 3254

12월의 시

달랑, 그래도/김영재 달랑, 그 의미를 새삼스레 담아봅니다 마지막 달력 한 장 남겨 놓고서. 밖을 내다보니 푸르름을 엮던 그 천 개의 가지에 빛바랜 잎새 하나 달랑,흔들리고 있습니다. 눈보라 몰아치고 해는 저물어 가는데 북새통 인파 속 그 외진 곳에 서리꽃 핀 한 사람 달랑,웅크리고 있습니다. 급기야, 내 가슴속 한편에 잉걸불의 추억으로 사육되던 깜부기불이 깜박깜박 훌쩍입니다. 그래도, 나는 나의 불씨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테요 삶의 끝자락을 데우기 위해.

그림자12/김광규

그림자12/ 김광규 굴곡진 생의 뒤안길 물끄러미 바라보네 그림자는 그림자가 아니라 그 이름이 그림자일뿐* 마음 비우면 저렇게 가볍게 몸을 깎으면 저토록 얇게 될 수도 있네 껍질을 벗긴 과일처럼 화장을 지운 여인처럼 내면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화려를 버려 더욱 빛나는 들꽃이듯 나를 잃고 나를 알아 그림자로 살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