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 마음을 여는 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고정희

달샘전희자 2017. 6. 21. 14:38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고정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 때까지

스스로 잠자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이면

나는 너에게로 가끼이 가기 위하여 

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허공 중에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또 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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