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별/ 이희정 소금별 / 이희정 내가 너를 잊여버려도 너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서성거린다 아직 손끝에 남아 있는 낡은 책장의 활자처럼 너는 나의 희미한 자리에서 빛나는 존재다 어둠의 경계에서 먼 숨결로도 잠들지 못한 응답이다 내가 투숙할 집이 그리울 때 삶속의 힘줄을 늘리며 내 속을 훑고 가..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2.06.29
그랬다지요 / 김용택 그랬다지요 / 김용택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2.06.29
푸른5월 / 노천명 (방죽골에서 ) 푸른5월 / 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은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왠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려드는 가슴 속으로 몰려..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2.05.05
봄날은 간다 / 김윤아 (천마산에서) 봄날은 간다 / 김윤아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 마음 저려 오는 건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꺼야 아마도...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 감으면 잡힐 것 같은 ..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2.05.05
행복 / 유치환 (소래습지공원에서 이른 봄날) 행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더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2.05.05
5월 / 성명희 (팔현계곡 가는길에) 5월 / 성명희 어지러워라 몽롱하여라 수다스러워라 짖궃기도하여라 물기 머금은 햇살 물기 떨어뜨리는 바람 나뭇잎 손장난에 紳氣가 넘친다 시끄러워진다 소리내어 웃어 놓고 色 없이 시침을 뗀다 엉덩이를 흔든다 막 터득한 유혹이다 그곳에 너가 있다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2.05.05
민들레 / 김윤현 민들레 / 김윤현 맨몸으로 떠날 때는 흙바람도 좋았지 먼지바람이면 또 어떠하랴 싶었지 내 발길 닫는 곳이 있기만 한다면 들판 구석진 곳이나 돌 틈새면 어떠리 남들도 다 가지는 햇빛 조금하고 뿌리 내릴 물기만 있다면 그저 꽃도 피우며 살만한 것이지 팔려가는 꽃바구니에 끼지는 못..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2.04.22
꽃의 이유 / 마종기 꽃의 이유 / 마종기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 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을 몰랐다.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여나는 물 젖은 바람소리,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2.04.02
아름다운 동행 / 아름다운 동행 / 이광석 저만치 등 굽은 황혼이 걸어갑니다 늙은 황소가 느릿느릿 따라갑니다 하루 몫의 일몰를 위해 일 년은 열두 달, 한 달은 삼십일, 하루는 스물네 시간 분의 티켓을 미리 예약합니다 늙는다는 것은 세월과의 약속입니다 슬퍼할 일도 아쉬워할 일도 아닌 물 흐르듯 그..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2.02.23
설날 아침에 장화리 1230 설날 아침에 /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스한 한 잔 술과 한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늘 그것..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1.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