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꽃자리 / 정희성 촉촉히 비 내리던 봄날 부드러운 그대 입술에 처음 내 입술이 떨며 닿던 그날 그 꽃자리 글썽이듯 글썽이듯 꽃잎은 지고 그 상처 위에 다시 돋는 봄 그날 그 꽃자리 그날 그 아픈 꽃자리 -초겨울 강가에서 만났던 코스모스 가슴 짠한 여운으로 글썽이듯 글썽이듯 ..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1.12.07
하늘 / 이하석 하늘 / 이하석 은행나무의 하늘이 노랗게 내려앉는다. 겨울비 오기 전 잠깐 밟아보는 푹신한 하늘. 나무 위엔 봄 여름 가을 내내 가지들이 찔러댔던 하늘이 상처도 없이 파랗 다. 가지들이 제 욕망의 잎들을 떨군 다음 겨울 오기 전 서두러 제 꿈을 바람 의 실로 꿰맸기 때문이다.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1.11.17
단풍나무 길에 서서 / 장철문 단풍나무 길에 서서 / 장철문 꽃잎이 사선을 그리며 떨어지고 있다 신록의 단풍잎 사이에서 와서 신록의 단풍잎 속으로 떨어지고 있다 사선을 그리며 유성우(流聖雨) 가 떨어지고 있다 궁창(穹蒼)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흙이였으며 흙으로 돌아가고 있다 꽃이였으며 꽃으로 돌아..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1.11.17
갈대 (순천만)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 정희성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남아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지금은 어디에 머물렀을까 어느덧 혼자 있을 준비를 하는 시간은 저만치 우두커니 서 있네 그대와 함께 빛났던 순간 가슴에 아련히 ..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1.11.14
11월, 낙엽 낙엽 / 안경라 생각을 비우는 일 눈물까지 다 퍼내어 가벼워지는 일 바람의 손 잡고 한 계절을 그대 심장처럼 붉은 그리움 환하게 꿈꾸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길 가을 날 저물 무렵 단 한번의 눈부신 이별을 위해 가슴에 날개를 다는 일 다시 시작이다.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1.11.08
어떤 풍경은 (귀룽나무) 어떤 풍경은 / 이성복 (1952~) 어떤 풍경은 늦게 먹은 점심처럼 그렇게 우리 안에 있다 주먹으로 누르고 손가락으로 쑤셔도 내려가지 않는 풍경, 밭 갈고 난 암소의 턱에서 게거품처럼 흐르는 풍경, 달리는 말 등에서, 뱃가죽에서 뿜어나오는 안개같은 풍경, 묶인 굴비 일..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1.04.26
봄 봄 / 윤효 가랑비 몇 줄기 지나갔을 뿐인데 밑동도 채 적시지 못하고 스쳐갔을 뿐인데 나무는 가지 끝이 잔뜩 부풀었다. 그 탱탱함 어쩌지 못하고 진저리를 치고 있다. 허망타, 한철 수행이 이렇게 무너지다니 또 한 차례의 수런거림이 누리에 자욱이 번져가것다. ** 삼월이다. 겨우내 수행에 들었던 나..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1.03.04
봄 편지 봄편지 / 안도현 점심시간 후 5교시에는 선생하기가 싫을 때가 있습니다 . 숙직실 이나 양호실에 누워 끝도 없이 잠들고 싶은 마음일 때 , 아이들이 누 굽니까 , 어린 조국입니다 . 참꽃같이 맑은 잇몸으로 기다리는 우리 아이들이 철 덜든 나를 꽃 피웁니다 .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1.03.01
봄비, 간이역에 서는 기차처럼 봄비 , 간이역에 서는 기차처럼 / 고미경 간이역에 와 닿는 기차처럼 봄비가 오네 . 목을 빼고 오래도록 기다렸던 야윈 나무가 끝내는 눈시울 뜨거워져 몸마다 붉은 꽃망울 웅얼웅얼 터지네 . 나무의 몸과 봄비의 몸은 한나절 지나도록 깊은 포옹을 풀지 못하네 . 어린순들의 연초록 발바닥까지 스며드..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1.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