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저녁 눈오는 저녁 / 이동순 철새떼 끼룩끼룩 날아가는 겨울 들녘 마른 잡초들 틈에 서서 해지는 산등성이를 성큼성큼 거인처럼 단숨에 딛고 넘어가는 송전탑을 보노라면 이윽고 오는 눈 금방 하얗게 쌓이는 눈 사랑하는 사람아 이런 날엔 나와서 강물을 바라보자 무수한 들판과 골짝 골짝을 쉬임없이 흘러..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0.12.21
그리움 그리움 / 김영석 한사람을 그리워 한다는것은 갈꽃이 바람에 애타게 몸 비비는 일이다 저물녘 강물이 풀뿌리를 잡으며 놓으며 속울음으로 애잔히 흐르는 일이다 정녕 누구를 그리워 한다는 것은 산등성 위의 잔설이 여윈 제몸의 안간 힘으로 안타까이 햇살에 반짝이는 일이다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0.12.21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고 싶은 사람 / 이성선 (1941 - 2001 ) 몸에서 소리 나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매양 알 수 없는 빛에 젖어서 그의 내면으로부터 신비한 소리가 들려오는 고독한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듣고싶습니다. 이 여름의 깊은 밤 한가운데서 그가 부는 영혼의 맑은 갈대 피리 서쪽에서 왔을까. 세상의 한 ..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0.12.21
빈 강에 서서 빈 강에 서서 / 류시화 1 날마다 바람이 불었지 . 내가 날리던 그리움의 연은 항시 강 어귀의 허리 굽은 하늘가에 걸려 있었고 그대의 한숨처럼 빈 강에 안개가 깔릴 때면 조용히 지워지는 수평선과 함께 돌아서던 그대의 쓸쓸한 뒷모습이 떠올랐지 . 저무는 강 , 그 강을 마주하고 있으며 보이는 것아라..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0.12.21
겨울 숲에서 겨울 숲에서 / 안도현 참나무 자작나무 마른 잎사귀 밟으며 첫눈이 내립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은 왠지 그대가 올 것 같아 나는 겨울 숲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그대를 기다립니다 그대를 알고부터 나는 기다리는 일이 즐거워졌습니다 이 계절에서 저 계절을 기다리는 헐벗은 나무들도 모두 그래서 사..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0.12.19
누가 울고 간다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0.12.18
겨울 사랑 겨울 사랑 /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0.12.18
12월의 시 12월의 시 / 강은교 잔별 서넛 데리고 누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처마끝마다 매달린 천근의 어둠을 보라 어둠이 길을 무너뜨린다 길가에 쓰러져 있는 일년의 그림자도 지워버리고 그림자 슬피 우는 마을마저 덮어 버린다 거기엔 아직 어린 새벽이 있으리라 어둠의 딸인 새벽과 그것의 젊은 어머니인 ..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0.12.13
첫 눈 첫 눈 / 김초혜 구름이 낮아지더니 눈이 내린다 . 과거는 오늘로 오고 현재는 과거로 돌아선다 . 허름한 세월에 어두운 저녁에 고요하게 내리는 눈 하늘이 땅에 내려앉아서 쉬어가려나보다 . 눈이 내리면 갈 길이 다른 사람과도 함께 걷고 싶다 .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0.12.11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은 / 홍수희 사랑한단는 것은 네가 울고 싶을 때 손수건을 말없이 내밀어주는 것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 울다 지쳐 쌔근 잠들었을 때 한 켠 가만히 내어주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네가 절망으로 붉게 소리지를 때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는 것 사랑한다는 것은 때로는 너의 다정한 거..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