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가 있는 풍경 왜가리가 있는 풍경 작은 풀잎 하나에 반짝이는 이슬 살아 있음은 모두 아프다 아름다운 풍경이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는 왜가리의 우아한 발걸음은 오늘도 한끼 식사를 위한 치열한 노동이다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6.02.11
30년 전ㅡ 1959년 겨울/서정춘 30년 전 ㅡ 1959년 겨울/ 서정춘(1941~ ) 어리고, 배고픈 자식이 고향을 떴다 아가, 애비 말 잊지마라 가서 배불리 먹고 사는 곳 그곳이 고향이란다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6.02.09
깃발/ 유치환 깃발/ 유치환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 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理念)의 푯대 끝에 애수(哀愁)는 백로(白鷺)처럼 날개을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 애닯은 슬픔을 맨 처음 공중에..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6.02.01
바람으로 오라/김후란 바람으로 오라/김후란 저 나무 잔가지가 춤을 춘다 바람의 장난이다 오늘은 이 마음도 산란하다 흔들림이 있다는 건 살아 있음의 증거 하면 차라리 태풍으로 오라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님을 소리쳐 알려주는 거친 바람으로 오라 모든것은 사라진다 사라지기 전에 서로의 손길 느끼고 싶..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6.01.18
두시의 시 / 신영복 두시의 시/ 신영복 오후 두 시다 오후 두시는 몇살일까 오후 두 시가 되면 오후 두시의 얼굴이 나타난다 나는 번번히 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다 사실은 그의 얼굴을 지나쳤던 것 오후 두 시였음으로 나는 늦은 약속을 위해 홍대 행 버스 능곡 눈덮힌 들판의 차창에 앉았거나 깜빡 졸았..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6.01.17
친구에게 / 김재진 친구에게 / 김재진 어느날 네가 메마른 들꽃으로 피어 흔들리고 있다면 소리없이 구르는 개울물 되어 네곁에 흐르리라. 저물녘 들판에 홀로 서서 네가 말없이 어둠을 맞이하고 있다면 작지만 꺼지지 않는 모닥불 되어 네 곁에 타오르리라. 단지 사랑한다는 이유로 네가 누군가를 위해 울..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6.01.10
제부도/ 이재무 제부도 / 이재무 사랑하는 사람과의 거리 말인가 대부도와 제부도 사이 그 거리만큼이면 되지않겠나 손 뻗으면 닿을 듯, 닿지는 않고, 눈에 삼삼한 사랑하는 사람과 깊이 말인가 제부도와 대부도 사이 가득 채운 바다의 깊이만큼이면 되지 않겠나 그리움 만조로 가득 출렁이는, 간조 뒤에..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5.12.26
이름을 지운다 / 허형만 이름을 지운다 / 허형만 수첩에서 이름을 지운다 접니다. 안부 한 번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전화번호도 함께 지운다 멀 면 먼대로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살아생전 한 번 더 찾아뵙지 못한 죄송한 마음으로 이름을 지운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몸이 먼저 아는지 안경..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5.12.21
낙엽/ 복효근 낙엽/ 복효근 떨어지는 순간은 길어야 십여초 그 다음은 스스로의 일조차 아닌 것을 무엇이 두려워 매달린 채 밤낮 떨었을까 애착을 놓으면서부터 물드는 노을빛 아름다움 마침내 그 아름다움의 절정에서 죽음에 눈을 맞추는 저 찬란한 투 신.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5.11.17
가을이 오면 그대에게 가렵니다/ 정일근 가을이 오면 그대에게 가렵니다/정일근 가을이 오면 기차를 타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낡고 오래된 기차를 타고 천천히, 그러나 입속에 스미는 가을의 향기처럼 연연戀戀하게 그대에게 가렵니다 차창으로 무심한 세상은 다가왔다 사라지고 그 간이역에 누구 한 사람 나와 기다려 주지 않.. *共感 , 마음을 여는 시 2015.09.16